﹝Meene Yusei  ‧  미이네 유세이 ﹞

지금까지 5년간, 《미이네 카게 유세이》 는⋯⋯..

• 이전보다, 어쩌면 조금 지나칠 정도로 타인을 신경 쓰기 시작했다. 자신보다 다른 이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대다수를 결정한다. 모두를 좋아하는 진심 하나는 여전하지만…… 그 외의 것을 묻는다면 확답이 어렵다. 과거보다 거리낌없이 마음을 표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묘한 거리감이 느껴진다.

• 계약 직후, 오토자쿠라 미도리 슌의 사망 이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 수업 및 새벽 수업 출석을 제외하고 기숙사 방에서 나오지 않는 모습을 보여 여러 사람이 걱정했다. 다행히도 오래 지나지 않아 감정을 정리하고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슬픔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현재에 집중하며 점점 더 나이에 걸맞는 모습을 보였다.

• 코우네 3학년 방학, 집에서 방학을 보내고 온 이후 어떤 이유에서인지 불안해하며 힘들어하기 시작했다. 친구들의 걱정에 괜찮다고 말하며 차츰 상태가 괜찮아졌으나 이전보다 말 수가 줄어들었다.

• 하나즈카 4학년 방학 이후, 다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이전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이때부터 츠바키 기수를 포함해 전원에게 존댓말과 더불어 정중한 호칭을 사용하며, 무슨 이유에서인지 상대에게 최대한 모든 것을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기 시작했다.

• 가족 관계는 여전히 화목하다. 1학년 때부터 꾸준히 편지를 주고 받았고, 3학년 방학 이후로는 뜸했으나 4학년부터 다시 꾸준하게 편지를 주고 받았다. 가족의 편지가 올 때마다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인다.

Ⅰ. 인적사항 및 가족관계

≫ 6월 6일 출생, 신고쿠 외곽 본가 거주

≫ 총 10명의 가족 구성원

니시타니와 인접한 신고쿠 외곽, 특별할 것 없는 모던한 주택 한 채. 거주 인원은 변함없이 7명이다. 학생의 조모인 ‘미이네 이치에’는 여전히 정정하고, 오랜만에 배출해낸 새싹은 훌륭히 자라나고 있으니 딛고 있는 토대가 튼튼해진다.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으나 함부로 비난할 수도 없는 곳이 되었다. 하여 카게(影)이며, 동시에 미이네 유세이의 근원인 그곳은……. 

안을 들여다보아도 여전하다. 그림자 속에 온정과 웃음이 가득하다.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다. 학생 또한 마찬가지다. 어리광 많은 사촌 동생, 상냥한 부모님, 가끔 짓궂은 삼촌과 얼굴 보기 힘든 이들까지 전부 사랑하며 아꼈다. 방학이 되면 당연하다는 듯 자신의 본가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누군가는 거짓이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쿠로바코를 재학하는 학생이라면 꾸준히 일정한 시기에 편지가 오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 것이다. 

학생은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주기적으로 몇 통의 편지를 보냈고, 카게 파는 오래 지나지 않아 답장을 전달했다. 

4학년 때부턴 편지가 도착할 때마다 만면에 환한 미소를 띄우며 기뻐하는 바람에 편지를 받았단 사실을 모르기도 어려웠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3학년 방학 이후로 잠시 편지가 뜸해졌던 적이 있기에 유독 소중하게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Ⅱ. 학생 생활 기록부

1.  학업 태도, 때를 가리지 않는 100프로의 출석률!

2.  교우 관계, 365일 친구들의 부름 상시 대기 중.

• 학생의 성실성은 당연하게 학업으로 이어졌다. 애초에 양질의 교육과 다양한 경험을 기대하고 진학한 쿠로바코다. 친했던 존재의 죽음, 그 다음 날에도 무거운 몸을 이끌며 오전 수업에 참석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가. 오전 수업 출석률 100프로. 새벽 수업은 말할 것도 없다. 자신의 수첩과 더불어 따로 공책을 가지고 다니며 수업 내용을 정리해 몇 번이고 복기했고, 모르는 내용이 있다면 도서관에 하루종일 틀어박혀 책을 쌓아두고 분석하는 열의를 보였다. 우수함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이전이라면 가장 중요한 ‘아야나시’의 자질에 대한 의심이 따라붙었겠으나… 계약 이후 매일같이 체력 단련까지 이어오지 않았던가. 스스로를 깎고 다듬어내는 데 완벽히 집중하였으니, 죽음을 위한 존재라고 할지언정 훌륭한 아야나시가 될 것이란 사실은 부정할 수 없었다. 조금 과하게 달려들고 있진 않나, 하는 의문은 접어두도록 하자. 굳이 모범적인 모습을 꺾을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 서로에 대해서 자세히 모르는 입학 초기에도 함께 지내는 데 어려움이 없었는데, 시간 지나 익숙해지기까지 했으니 얼마나 잘 녹아들었겠는가. 한 마디로 좋은 사람, 언제나 편하게 도움을 요청해도 되는 친구였다. 큰 것을 잃었으니 상처 받고 사람을 가릴 법도 하다만. 그런 것으로 눈을 돌리기에 학생은 사람을 너무나도 좋아했다. 오히려 그런 일이 있었으니, 살아있을 적 더욱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도 같다. 혼자 공부를 하다가도 저 멀리 친구가 보이면 하던 것을 정리하고 다가가 무엇을 하고 있었으냐 물으니, 아무래도 이런 사람을 마구잡이로 밀어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뭐 하나 부탁하면 척척 들어주고, 시키지 않은 일까지 해와서 필요하지 않았느냐 물으니 효율을 따지는 마음으로도 굳이 내칠 필요가 없는 쪽에 가까웠다. 돌려받기를 기대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다만……, 진실된 친구를 바라는 쪽이라면 조금 생각이 다를지도 모르겠다. 3학년 방학 이전까지는 그 나이 또래답게 행동하며 제 마음도 솔직하게 털어두었으나, 그 이후로는 제법 의문스러운 부분이 생겼다. 마주보면 뭐가 그리 좋은 지 웃는 것은 여전하지만 한 사람으로써 자신에 대해 말하는 일이 줄어들었던 터라. 게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명한 사실 하나. ‘미이네 유세이’는 여전히 친구들을 사랑한다.

Ⅲ. 대표 사건

1. 오토자쿠라 미도리 슌의 죽음

2. 두 번의 방학, 변화의 시작

• 슌의 사망은 명실상부하게 학생의 삶에서 가장 큰 상실이었다. 자신의 기대와 별개로, 학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그 학생의 생존을 위한 장기말이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계약 직후, 친구들에게 기억도 나지 않는 사과를 건네며 기숙사 방으로 돌아가는 것을 시작으로 수업을 제외하면 기숙사에 틀어박혀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위로 하나로 나아지기 어려운 상처였다.

그러나 계약 후 일주일이 다다르고 있는 시점. 미도리 분파에서 한 통의 편지가 날라왔다. 자식을 떠나보낸 이의 비애, 고통과 슬픔, 그리고 그 뒤로는 뒤늦은 사과가 있었다. 자식의 죽음이 이렇게 괴로울 것을 앎에도 그의 삶을 장기말로 삼아버려 미안하다. 너무 늦었다는 걸 알지만 어린 나이에 괴로울 것을 알고 있다……. 긴 사과가 이어지고, 한 가지 부탁이 덧붙는다.

고용은 이것으로 종료하지만 혹시 괜찮다면 슌과 함께해줄 수 있는가. 학생은 일어나지 못할 사람이 아니었다. 다만 시간이 필요했을 뿐. 그러나 이러한 편지까지 받아버린 이상,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숨어있을 수만도 없었다. 기억유생, 생명은 기억 속에 살아있다는 것을 앎으로. 그 아이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몇 사람으로써 그의 생과 죽음을 헛된 것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일어섰다. 선율을 들을 수는 없지만 그만큼의 다정을 세상에 알려줄 수는 있으리라.

하여―, ‘오토자쿠라 미도리 슌’의 영혼을 매개체로 삼는다. 학생이 그에게 선물해주었던 하얀색의 뱀 인형을 품에 안고서 기숙사 밖으로 나왔다. 그 이후로는 단순한 이야기의 나열이다. 사과하고, 슬픔을 인정해 가끔 친구들의 옆에서 조용히 울다가,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 3학년의 방학이 찾아온다. 늘 그랬듯 자연스럽게 본가로 향한 학생은 불현듯 이번 방학에는 따로 만나기 어렵노라 편지에 답장하며 한 달간 소식이 끊겼다. 방학이 끝나고 다시 돌아온 학생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괜찮으냐 물어보면 돌아오는 말은 당연하게도 ‘괜찮다’였다. 방학 때 공부를 좀 많이 해서 그런가보다, 동생들이랑 노는 게 힘들었다 등등. 그러나 수많은 포장에도 불구하고 이전보다 말수가 줄어들며 수동적으로 구는 모습은 숨길 수 없었다.

4학년의 방학을 맞이해 본가로 향한 학생은 여러 걱정에 응답하듯 이전 모습으로 돌아왔다. 다정하고, 배려심이 깊으며, 스스럼없이 도와주어도 괜찮냐는 물음을 건넸다. 그러나 더 이상 학생은 자신을 내세우지 않았다. 당연하다는 듯 상대가 바라는 대로 모든 것을 맞추며 그게 당연한 양 굴었다. 자신에게 엄격해진 것은 물론이요,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변화는 ‘화법’이었다.

요비스테 여부와 관련없이 모든 친구들을 ‘분파명+~님(様)’이라고 호명하며 존댓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중얼거린다. 꼭, 윗사람을 모시듯 하네.

Ⅳ. 그럼에도 다가오는 졸업

≫ 할 수 있는 일을, 해야만 하는 일을 해내기 위해서.

어느덧 5학년이 되었고, 라이진의 해봉과 졸업을 앞둔 소년은 생각보다 평온했다. 그 순간을 위해 쿠로바코로 걸음하였으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기다리겠다는 것이 그의 마음다짐이다. 이제는 마냥 긍정과 낙관만을 입에 담을 수 없는 나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애정과 유약은 결을 함께 하지 않는다. 도리어 무언갈 좋아하는 마음이 각오를 다지게 만든다. 언더그라운드를 사랑하는 한 명의 사람으로, 많은 이의 죽음과 상실을 막아내겠다는 마음 하나는 굳건하다. 하여 ‘츠바키’로서는 더할나위 없이 안정적이고 모범적인 존재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Ⅴ. 기타

≫ 일인칭은 私/わたくし(와타쿠시). 화법에 대해서는 지적을 받으면 바꾸려고 노력은 하지만, 어느새 다시 ‘분파명+~님(様)’으로 바뀌며 존댓말을 쓰고 있는 경우가 다수다. 드물게 다른 방식의 화법을 사용하고 있다면… 상당히 여러 번 한소리를 들었단 의미가 되겠다.

≫ 현악기 분야에는 여전히 소질이 없다. 어찌저찌 연습해서 이제야 간단한 곡조를 무리없이 연주할 수 있는 정도. 그러나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지금까지 꾸준히 코큐를 붙잡고 음악부실에서 시간을 보내고는 한다. 히마와리 기수가 졸업한 이후, 혼자 남은 음악부원이 되어 의미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아직까지 음악부실을 관리하고 있다. 악기 운반부터, 일정 관리, 악보 정리 등…. 하여 음악부실은 변함없이 먼지 한 톨 없는 청결함을 유지하고 있다. 

≫ 5년간 다양한 기록을 해왔다. 늘 들고 다니는 수첩부터 시작하여 일기, 메모, 편지, 그 외의 수많은 것들. 심지어 3학년 이후로 기록에 더욱 집중하여 이제 기록에 대해서는 거의 전문가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당장 아야나시를 그만두고 어디 분파의 보좌관으로 취직해도 모두가 납득할 수준. (1학년 때 들고 다니던 수첩은 다 쓴지 오래되었고, 지금 들고 있는 수첩도 꽤나 너덜너덜하다.)

≫ 겉옷의 안쪽 주머니에 항상 오마모리 2개를 넣어두고 다닌다. 그 외 모든 것은 가방 하나로 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