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oman Hau  ‧  로만 하우 ﹞

【 히바나 대장간 】

• • • • 니시타니와 미나미모리의 경계 쯔음에 자택과 작업실(대장간)이 함께 분리되어 있다. 하우의 아버지-타치바나 한조-는 대부분 대장간에서만 생활하고 있고, 활동적인 성격인 하우는 두 지역을 자주 오가며 어디에서도 흔하게 마주칠 수 있다.

      • 오버 테크놀로지 기술이 크게 발전한 곳에서의 수공업이란 아무리 고품질이라 한들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히바나 대장간은 그렇기에 오히려 오랫도록 인지도를 쌓아올 수 있었다. 요괴의 위협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언더그라운드에서의 은연 중 미신은 굳건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손을 직접 타고, 불에 그을린 땀을 묻힌 히바나 대장간의 연장,부품,공예들은 본래의 기능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부적과도 같은 역할을 병행한다. 히바나 파는 달구어낸 금속 뿐만 아니라 상징적인 믿음, 그리고 희망을 함께 두드리고 있는 셈이다.

      • 가업에 있어 나름의 확고한 신념을 지닌 타치바나 한조는 아들에게 양날의 검이라는 개념을 오래 가르쳐왔다. 불꽃(히바나·火花)은 온기를 안겨주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흔적도 없이 태워버릴 수도 있다, 같은 이치로 잘 갈린 쇳덩이는 농사를 짓는 농기구가 될수도 있고 사람을 찔러 죽이는 흉기가 될 수도 있다, 같은 검이어도 기념식 리본을 자르는 데 쓰이면 창조가 되고 사람을 찌르는 데 쓰이면 죽음이 된다…… 히바나의 이름 아래에선 항상 나아갈 방향을 관철해야 한다,는 이치였다.

      • 다만 어려운 말을 싫어하는 하우에겐 아직 와닿지 않는 소리다. 아버지가 자주 하는 잔소리중 하나일 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역시 본인의 분파와 가업에 대한 자긍심이 있다. 꽤 오래동안 아야나시를 배출하지 못했다는 사실 따위는 흠이 되지 못한다.

【 가족 】

• • • • 로만 하우는 로만 가문의 미츠호와 일반인 타치바나 한조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으로 원래는 4인 가구였다. 아버지, 어머니, 하우, 그리고 하우의 연년생 동생 마이(麻衣). 여동생은 3년 전 다이다라봇치의 출몰 사고에 휘말려 사망했다.

      • 하우의 어머니-로만 미츠호-는 3년 전 키타유우에서 출몰한 거인 요괴 다이다라봇치가 미나미모리까지 도달했을 때 압사의 위험에서 혼자 회생했다. 큰 부상을 입고도 기적적으로 회복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의식 불명 상태로 히가시모토의 병동에 누워있다. 함께 있던 딸이 그 자리에서 즉사했기 때문에 깨어나도 충격이 클 것이라며, 로만 미츠호의 무의식이 방어기제처럼 일부러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게 아닌가-하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 로만 미츠호가 계속 깨어나지 못하자 미츠호가 대표로 운영하던 히바나 대장간은 남편인 타치바나 한조의 1인 운영 체재가 되었다.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력 절감 탓에 명성에는 서서히 금이 가고 있으며… 더욱이 구성원으로 남성만 남아있기에 분파의 대가 끊길 위기에도 처해있는 상황이다.

【 츠바키 기수 】

• • • • 비교적 명망이 높지 않은 작은 분파였음에도 과거에는 2-30년마다 아야나시를 꾸준히 배출해왔다. 그러나 로만 가문에서 지불해야하는 가샤도쿠로와의 계약 대가가 잔혹한만큼 계약 직후 사망한 과거의 분파의 일원이 많아졌고, 아야나시 승격의 문턱조차 넓지 못하는 것에 모멸감을 느낀 히바나 파의 선조들은 확실히 준비가 되지 않았다 여겨지는 아이는 애초에 진학 후보에서 배제해왔다. 근 50여 년간 추가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이러한 사유.

      • 엄밀히 말해 로만 하우는 일반적으로 만인이 기대하는 아야나시에 적합한 인물상과는 거리가 있다. 다만, 깨어나지 않는 어머니와 죽은 여동생, 분파와 명성의 소멸을 예정에 둔 기로에서 츠바키 기수라는 변수- 기회가 생겼다.

      • 로만 하우는 츠바키 기수에 자원해 아야나시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객기에 가까운 용기, 막연한 형태의 희망이었다. 아버지 타치바나 한조는 당연히 그 뜻을 만류했지만, “히바나의 이름 아래에서 항상 나아갈 방향을 관철하라고 가르쳤잖아!”라고 대드는  말에 입을 다물었다.

      • 원로회 측에서는 최근 성과는 없었지만 과거 히바나 파에서 아야나시를 꾸준히 오래 배출해온 점, 라이진 해봉을 대비한 인원은 미숙할지언정 많을수록 좋다는 점, 실질적으로 츠바키 기수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장기말 위치에 가깝다는 점… 등을 고려해 입학생으로 결국 최종 선정되었다.

【 로만 히바나 하우 】

• • • • 이름은 羽々(하우)라고 쓴다. 새의 날개 모양을 본딴 ‘깃(羽)’ 자를 쓰는만큼 자유로운 영혼이 아닐 수 없다.

      • 1인칭은 오레(俺), 때때로 과장스럽게 장난을 섞어 오레사마(俺様). 상대를 부를 때는 제멋대로 요비스테(경칭없이 이름 호명)를 한다. 자신보다 확실히 ‘어른’인 상대에겐 존대를 써보려고 나름대로 애쓰고 있지만… 습관적으로 튀어나오는 편한 말투 탓에 애매한 반존대를 구사하고 있다. 어색하게 마지막 말에 “~요,”를 덧붙여 무마를 시도하기도. (ex. “그런 말 안 했는데!……요.”)

      • 양손잡이. 어릴 적부터 대장간에서 아버지의 잡일을 도우면서 손재주가 늘었다. 손을 사용하는 잔재주가 많다. 특히 어깨 너머 보고 배운 게 있어 가벼운 금속 공예라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 물론 미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는 아니므로 모양새만 적당히 갖출 뿐이다. 

      • 보는 사람 기준 오른쪽 눈 아래에 작은 화상 흉터가 있다. 처음 대장간에서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쇠 반지를 만들었을 때 불씨가 튀긴 흔적으로, 지금은 추억의 상처처럼 내버려 두고 있다.

      • 시끄럽고 활기찬 분위기에 섞여 있는 것을 좋아한다. 야외의 공놀이나 단체 모임 활동, 자전거를 타고 떠나는 동네 여행을 즐긴다. 반대로 정적인 상태에 오래 놓여져 있는 것은 눈에 띄게 버거워한다. 책 읽기, 수학 문제 풀기, 앉아서 30분동안 얌전히 기다리기 등이 여기에 속한다. 머리쓰는 것보다 몸을 쓰는 게 편한 타입으로, 그나마 잠시 흥미를 느꼈던 실내 활동은 ‘요괴 이름-한자 표기 맞추기 카드 게임’ 정도였다. (엄청 틀렸다.)

【 쿠로바코 생활 】

• • • • 동아리는 방송부에 입부 예정이다. 문학과 음악에는 일가견이 없고, 연극은 자꾸 대본에 없는 돌발 대사를 뱉는다며 반려당하기 일쑤였고, 연구는 아무래도 지루한데다, “제발 교내에서 얌전히 지내고 사고 치지 마라”는 아버지의 조언따라 활동적인 육상부를 눈물겹게 포기했더니 남은 게 하나였다.

      • 미나미모리, 그리고 로만 가문의 또래 아이들과 대부분 면식이 있다. 하지만 워낙 가벼운 성격 탓에 얼굴과 이름을 또렷하게 매치시켜 기억하는 아이는 드물다.

      • 츠바키 기수 아이들이 엄연히 ‘버려지는 패’라는 걸 모르는 것인지, 입학을 앞둔 지금도 변함없이 해맑고 낙천적이며 여전히 당신이 알고 있는 로만 하우다. 걱정 따윈 없어보이며 에어보드 탑승을 벌써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