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n Isao  ‧  반 이사오 ﹞

<히가시모토의 중심, 쿠스리 병원의 아이.>

• • • • 히가시모토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큰 병원. 때로 요괴에게 허무하게 살해당하고 뜻 없는 죽음을 겪는 곳이 이 언더그라운드지만 그럼에도 병원은 존재했다.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진료를 받을 기회는 돌아가야 하기에. 

      • 의사 둘, 간호사 다섯, 약사 셋으로 운영되는 병원. 그중 한 약사는 분파 내에서도, 주변 세간에서도 꽤 유명했다. 한 의사를 어머니로, 한 약사를 아버지로 둔 아이가 태어났다. 병원을 비우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에 태어난 이후부터 꾸준히 병원에 함께 출근하고, 부모와 함께 생활하며 자라났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나이가 되고 나서는, 요괴의 습격으로 사망자가 생겨 병원이 소란스러워질 때마다 구석에 자리를 잡고 죽은 사람들을 위한 기도를 올렸다. 묘한 광경이기도 했지만, 이것이 언더그라운드 병원의 일상이다.

<입학 전>

• • • • 어머니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만큼 남들을 치료하고 낫게 하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이었고, 자신이 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무척이나 안타까움을 느끼는 사람. 소년이 기도를 올리고 있으면 아주 드물게 그의 어머니가 옆에 와 함께 기도를 올리곤 했는데, 소년에게 매번 작게 속삭였다. 이 사람들을 구하지 못한 것을 기억해야 해. 어린 소년은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지는 못했지만, 어머니의 말이었기에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 그 말은 사람들을 위한 다정함처럼 느껴지기도 했으나, 때로는 저에게 가해지는 압박감이기도 했다. 

      • 새로운 기수를 받는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할 즈음 병원이 한참 소란스러운 적이 있었다. 분파 내에서 권력을 얻고자 하는 자들이 아이를 쿠로바코에 입학시켜야 한다며 찾아온 것이다. 마침, 나이가 딱 맞지 않느냐, 우리 분파에서 아야나시가 또다시 나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어머니는 병원의 위상을 높이길 기대하며 찬성하고, 그의 아버지는 반대했다. 분파 사람들은 어떻게든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자 아버지를 설득했다. 특히 저 아이는 살아남은 아야나시의 아이가 아니냐며. 그제야 이사오는 자신의 아버지가 과거에 아야나시였음을 알았다.

      • 어머니와 가족들의 성화로 결국 아버지는 분파의 뜻을 따라 직접 자신의 아이임을 어필하며 입학 서류를 넣어야 했다. 그 뒤로 입학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병원에 나가지 않고 아버지와 함께 집에서 지내며 학교에 대한 이야기, 앞으로 신경 써야 할 것, 마음가짐 등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나름의 체력단련도 하기는 했지만… 나아졌다고는 할 수 없다. 아버지는 스스로가 잃어버린 것에 대해서는 끝내 이야기하지 않았다. 쿠로바코에서는 살아남은 아야나시의 아이라는 점을 제법 긍정적으로 본 것 같았다. 입학이 결정되는 날, 아버지만이 많이 울었다. 분파의 여러 사람들이 가족을 찾아와 위로하고 이사오에게 동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살아남겠지, 하지만 하필 그 ⌜츠바키⌟ 로군.

<이사오>

• • • • 10월 18일생, B형.

      • 쿠로바코에 입학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땐, 무작정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집에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러지는 못했다.

      • 분파와 가족들에게 상당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이후에는 아버지처럼 가족들에게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을 공부하기로 했다. 요괴연구부에 들어가면 요괴에 대해 배우고 그래도 조금이나마 다쳤을 때의 처치 방법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성격치고는 열심히 활동했다. 

      • 입학하기 전에도 바깥 친구들과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 회피하는 성향이 조금 있기는 해도 필요하다면 해냈고, 단체생활에서 문제가 될 일을 하는 돋보이는 점은 없었기 때문이다. 같이 노는 것도 즐겁고, 친한 친구도 있었다. 남에게 치대는 타입은 아니라 친해지는 데엔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또래의 아이들을 만나는 건 오히려 긍정적인 반응. 친한 친구가 생길지도 모른다며 내심 기대도 하고 있다.

      • 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이 입원하거나 죽었을 때엔 항상 병실에 꽃이 있기 때문에.

      • 제법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한다. 단 것을 무척 좋아하는데 자주 먹지는 못하는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