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n Yoh  ‧  반 요우 ﹞

요우 (耀)───그의 출생에 대해 서술하자면.

• 욕망이 가득 들어간 그 이름의 유래는 ‘반짝임’ 이다. 혹자는 그것이 자식의 빛나는 미래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시로 파(派)를 아는 사람이라면 단번에 그게 아님을 깨달을 것이다. 이것은 분명 자식을 이용하여 가문의 영속을 꿈꾸는 어른들의 간사한 마음에서 비롯된 이름이리라. 

• 이제는 없는 그의 형제의 이름 또한 다르지 않다. 형제의 이름은 레이(玲) 였다. 그리하여 두 형제의 이름을 합치면 ‘영롱한 반짝임’ 이 된다. 

• 자타공인 모두가 인정하는 시로 파의 도련님이다. 이런 환경에서도 아무런 부족함 없이 자라났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이들의 희생이 따랐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다만, 그에 대해 크게 개의치는 않는 듯하다. 누군가 시로 파를 비난해도, 그저 “그럴 수도 있지” 라는 듯한 가벼운 반응을 보일 뿐이다.

• 태어나서 지금까지 줄곧 신고쿠의 일본식 가옥에서 살아왔다. 좋은 집 도련님답게 니시타니에는 단 한 번밖에 가본 적이 없다. 그것도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간 것이 아니었다.

• 11월 11일 생으로, 그에 따르면 외우기 쉬운 생일이라 편리하다고 한다. 딱히 누군가의 축하를 바라는 성격은 아니다만. 

츠바키 (椿)───불길함을 가득 담은, 코 앞까지 밀려온 미래.

• 본래 반 요우는 츠바키 기수의 일원이 될 계획이 없었다. 대신, 세 살 터울인 그의 형 레이가 이전 기수인 히마와리에 지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요우와 레이 형제가 모종의 일로 니시타니를 방문했을 때, 불운하게도 다이다라봇치가 출몰했고, 그날 레이는 목숨을 잃었다.

• 따라서 시로 파는 급하게 요우를 츠바키 기수에 보낼 준비를 한다. 원래 아야나시가 되는 것은 레이일 터였으므로, 요우는 미래의 새싹으로 뽑히기 위한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 매일같이 체력을 단련하고 요괴에 대한 공부를 하던 레이와 달리, 요우는⋯⋯ 정말로⋯⋯ 아는 게 없었다. 그리하여 레이가 죽고 요우가 츠바키 기수에 뽑히기까지 약 3년 간, 꽤나 혹독한 교육을 받았다. 

• 꽤나 갑작스럽게 미래가 뒤바뀌었음에도, 특유의 성격 때문인지 별다른 반발은 없었다. 기껏해야 보인 반응이라곤 “그러세요, 그럼” 정도. 좋은 집에서 태어나 좋은 것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고 자랐으니,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는 듯.

반장이요? 제가요? 

• 츠바키 기수의 반장이다. 반 요우가 츠바키 기수의 반장이 된 이유는 단 한 가지, 시로 파에서 어마무시한 기부금을 냈기 때문.  반장의 소질이 있거나, 특별히 두각을 드러내는 미래의 새싹이어서가 아니다. 사실, 미래의 새싹으로서의 반 요우는 굉장히 애매했으며, 3년 간의 수련으로 체력은 꽤 붙었으나… 그것 외에는 그다지 특별한 점이 없었다. 

• 생각해 보면 꽤나 아이러니한 일이다. 요괴와의 계약에서 살아남을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반장이라니⋯⋯. 아마도 시로 파는 ‘이번 기수의 반장’이라는 타이틀을 손에 넣고 싶었을 것이다. 설령 그 자리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해도. 과거에는 반장을 미리 선출한 경우, 계약 도중 사망하면 다시 선출하는 것이 관례였다고 한다.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

• 매사에 심드렁한 반 요우가 그나마 반응을 보이는 것 중 하나는 다름 아닌 책. 시로 파가 운영하는 고서점은 어디까지나 “고전적이고 서정적인 대외적 이미지”를 위한 것이었지만, 그 고서점에 유일하게 진심인 자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반 요우다. 

• 책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특히나 좋아하는 책은 《겐지모노가타리》, 《분게이로쿠》, 《우키요에 전기》 등의 고전 서적이지만, 쿠로쿠모 언더그라운드에서 발간된 책 또한 빠짐 없이 읽는다. 

• 그리하여 반 요우가 재능을 드러내는 부분은 바로 문학이다. 아야나시가 될 마당에 문학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만은, 그래도 동아리 중 문학부가 있던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당연하게도 문학부 소속이다.

찹쌀떡은 많을 수록 좋다.

• 반 요우가 좋아하는 두 가지 중 다른 하나는 찹쌀떡이다. 특히 팥 앙금이 들어있는 찹쌀떡을 거의 귀신같이 좋아한다.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열 개는 커녕, 서른 개도 쑥쑥 들어간다. 찹쌀떡 외에는 특별히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음식이 없어, 그의 찹쌀떡에 대한 애정은 거의 광적인 수준에 가까운 셈이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찹쌀떡은 신고쿠에 있는 고급 떡집《후쿠모치야 (福餅屋)》에서 만든 것이다.

여기까지 왔으니⋯⋯ 오래 보자, 우리. 

• 일인칭은 오레(俺). 타인을 칭할 때는 특이하게도 성씨와 이름을 모두 부르고, 후에 ~씨(さん) 을 붙인다. 도련님으로 대접받아 온 폐해인지, 시로 파의 어른들을 제외한 연장자에게도 존대를 잘 쓰지 않는다.

• 지금까지 집안에서 나름 과보호를 받으며 자랐기 때문에 형제인 레이를 제외하고는 또래의 아이들과 교류한 경험이 거의 없다. 그 덕에 인간 관계를 쌓는 데 굉장히 서투르며, 그 성격이 더해져서⋯⋯ 더욱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른다고, 시로 파의 가정부인 마코 씨가 단단히 일러 두었다고.